[헬스조선]
현대인의 고질병 변비 70~80%는 생활습관 바꾸면 낫는다①
변비 탈출을 위해 안 해본 게 없다는 사람이 많다. 약국에서 약을 사 먹어도 효과는 그때뿐. 변비약에 의존하다 보니 약 개수나 먹는 횟수를 늘리지 않으면 대변보는 게 더 어려워지는 등의 악순환을 겪기도 한다. 흡연, 장 청소 약 복용처럼 변비 완화에 도움 된다고 잘못 알려진 별의별 방법이 많다. 현대인이 겪는 고질병 변비, 어떻게 하면 극복할 수 있을까.
1. 변비는 왜 생길까?
인구의 최대 20%가 변비를 겪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변비는 드물지 않은 병이기 때문에 왜 생기는지, 어떻게 극복하는지를 정확히 알아둘 필요가 있다. 변비는 생활습관병이다. 음식을 적게 먹으면 대변 부피가 작아 잘 배출되지 않고, 물을 적게 마시면 대변이 딱딱해져서 배변 시 힘이 든다. 운동을 안 하면 장도 잘 안 움직여 대변을 바깥으로 밀어내는 힘이 줄고, 대변을 자꾸 참다 보면 변의(변이 마려운 느낌)가 안 생겨 대변이 장에 오래 머무른다. 이처럼 생활습관의 영향을 받아 변비가 생기듯, 생활습관을 조금만 고치면 변비를 개선할 수도 있다.
“흡연, 관장 등 잘못된 시도 많아”
변비 환자 10명 중 7~8명은 생활습관만으로도 충분히 극복 가능한 유형의 변비를 앓고 있다. 이를 빨리 깨닫고 생활습관부터 고쳐야 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의외로 이 부분을 간과한다.
대부분이 변비에 걸리면 병원에 가기보다 자가 요법을 먼저 실시한다. 약국에서 변비약을 사 먹거나, 잘못된 변비 완화법을 시도한다. 그러다 보니 장이 무력해질 때까지 제대로 된 치료를 못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많은 전문가들은 “처음부터 생활습관을 개선하면 변비가 나았을텐데, 잘못된 방법으로 혼자 해결하려다 보니 치료하기 어려운 지경으로까지 악화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한다.
대한대장항문학회의 조사에 따르면, 변비를 스스로 해결하기 위해 12.8%는 변비약 복용을, 12.6%는 카페인 섭취를, 2.8%는 흡연을, 2%는 관장을 시도한다. 이런 방법은 결과적으로 장을 더 무력하게 만들어 변비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정상적인 배변 과정
대변은 음식물이 위→십이지장→소장→대장을 거치면서 만들어지고, 직장→항문을 통해 배설된다. 이 소화기관을 둘러싸고 있는 근육이 적절히 움직여야 대변이 바깥으로 잘 배출된다. 일반적으로 하루에 200g 정도의 대변이 규칙적으로 나온다. 하지만 3~4일에 한 번씩 대변을 봐도 본인이 느끼기에 불편하지 않다면 정상이다. 만약 배변 활동이 원활하지 않아서 ▲3~4일에 한 번 배변하는 것도 힘이 들거나 ▲대변을 봐도 시원한 느낌이 안 들거나 ▲대변이 딱딱해서 잘 안 나오거나 ▲힘을 지나치게 많이 줘야 한다면 변비로 봐야 한다.
관장을 습관적으로 하면 오히려 괄약근·직장 등의 기능이 떨어져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관장을 습관적으로 했을 때 문제가 생기는 대표적인 부위는 괄약근과 직장 점막이다. 괄약근의 힘이 약해져 항문이 잘 닫히지 않아 변실금이 생기고, 관장을 1주일 이상 해서 직장 점막이 손상되면 변의 감각이 떨어져 변비가 더 악화된다. 심한 경우 직장에 천공·출혈이 일어나거나, 세균이 대장까지 침투해 궤양·복막염·패혈증이 생길 수도 있다.
관장은 급성변비(변을 매일 보던 사람의 경우 3일 이상 변을 못 봤을 때)가 있을 때 한 번 정도 하는 게 바람직하다. 만성변비에는 관장이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변비가 없는 사람이 독소 배출을 위해 관장을 하면, 장에 정상적으로 있어야 할 세균까지 없어져 장염 등을 유발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2. 변비 유발하는 생활습관 & 상황별 대처법
평소에 무심코 하던 행동이 변비를 유발할 수 있다. 변비를 유발하는 생활습관을 알고, 이를 개선하면 변비 완화에 도움이 된다. 생활습관은 최소 2~3주는 개선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특별한 질병 없이 생기는 변비는 원인이 크게 세 가지다. 대변의 양·물기가 비정상적이거나, 장이 원활하게 움직이지 않거나, 변의를 잘 못 느끼는 것이다.
대변 양·물기 이상: 식이섬유·수분 섭취 늘리기
변비 환자 중 다이어트하는 사람이라면 대변 양이 적어서 변비를 유발했을 수 있다. 적게 먹으면 그만큼 음식물 찌꺼기도 적기 때문에 대변이 많이 안 만들어진다. 그러면 대변 부피가 아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하고 정체된다. 먹는 양을 늘리는 게 부담스럽다면, 섭취 음식을 식이섬유가 많은 식품으로 대체하는 게 도움이 된다. 식이섬유를 1g 섭취하면 대변량이 2.7g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음식물 찌꺼기와 수분을 모은 뒤 부풀어 오르는 성질 덕분이다.
몸속 수분이 부족해서 대변이 딱딱해져도 변비가 생긴다. 수분 섭취량 자체가 적은 것도 문제지만, 커피·짠 음식·술 등을 많이 먹어서 이뇨 작용이 활발해지는 것도 안 좋다. 변비를 예방하려고 먹는 식이섬유 식품 탓에 변비가 생길 수 있다. 식이섬유 식품을 먹은 뒤 물을 충분히 안 마시면 식이섬유가 몸속 수분을 모두 끌어들인 뒤 배출돼, 결과적으로는 수분이 부족해지는 상태가 된다. 따라서 변비 해소를 위해서는 식이섬유 식품과 함께 하루에 1.5~2L의 물을 마시는 게 좋다.
장 운동 기능 감소: 하루 30분 걷고, 변비약 끊기
적게 걷는 노인에게서 변비 유병률이 높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활동량이 적으면 장의 연동운동(장이 수축하면서 대변을 바깥으로 밀어내는 활동) 기능이 저하된다. 대변이 가득 차 있어도 장이 대변을 밀어내지 못해 변비가 생긴다. 하루에 30분~1시간씩 걷는 게 변비 해소에 도움이 된다.
장 점막을 과도하게 자극하면 장이 무력해져 연동운동이 잘 안 이뤄진다. 장 점막을 자극하는 대표적인 생활습관이 무분별한 변비약 복용과 흡연이다.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변비약은 장을 자극하는 성질이 있는데, 변비가 있다고 무작정 이 약을 먹다보면 장이 무력해진다. 변비약은 증상이 심하거나 오래됐을 때, 약사나 의사와 상의 후 복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담배를 피워야만 대변을 볼 수 있다고 호소하는 사람도 있다. 이 역시 담배 속 니코틴이 장 점막을 자극하기 때문으로, 방치하면 결국엔 장이 무력해져 없던 변비가 생기거나 악화된다.
변의(便意) 저하: 변기에 오래 앉아 있지 않기
배변 욕구가 없는데 신문이나 스마트폰 등을 보면서 억지로 변기에 앉아 있는 습관은 변비를 부추긴다. 변기에 오래 앉아 있으면 장이나 항문이 자극에 둔감해진다. 대변보고 싶을 때만 변기에 앉고, 대변보는 것에만 집중해야 한다. 변기에는 10분 이상 앉아 있지 않아야 한다. 대변을 참는 습관도 좋지 않다. 변의가 느껴질 때 참다보면, 배변 반사 기능이 억제돼 직장에 대변이 꽉 차 있어도 대변이 마렵지 않게 된다. 변의가 느껴지면 30분 안에 배변해야 한다.
3. 병원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생활습관으로 고칠 수 있는 변비도 있지만, 반드시 병원 치료를 받아야만 하는 변비도 있다. 대장 속에 암세포가 증식해 변을 막고 있거나, 직장이 막히는 질환, 대장의 신경세포가 둔해지는 질환 등이 있을 때다. 수술 등 병원 치료가 필요한 변비인데도, 약국에서 구할 수 있는 일반 약으로만 버티거나 생활습관만 바꿔서 행동하다 오히려 병을 키우는 환자가 꽤 많다. 병원에 가야 하는 변비의 특정 증상이 있거나, 변비약을 먹고 올바른 생활습관을 실행해도 한 달 이상 변비가 계속된다면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
1. 대장암·파킨슨병
대장암과 파킨슨병이 있으면 공통적으로 변비가 잘 생긴다. 대장암은 암세포가 변이 지나가는 길을 막고, 파킨슨병으로 생기는 이상 단백질이 장신경에 쌓이면 장운동을 잘 못 하게 된다. 50대 이후에 대장암·파킨슨병으로 생기는 변비 증상은 생활습관을 바꿔도 차도가 없다. 50대 이상 중장년층이 혈변·변비 증상이 함께 나타나면 대장암의 신호일 수 있으며, 손떨림·변비 증상이 함께 나타나면 파킨슨병 증상일 수 있다. 이때는 해당 질환을 치료해야지만 변비 증상이 좋아진다. 파킨슨병의 경우 특정 치료약을 사용해도 변비가 생길 수 있으므로, 변비 증상이 계속된다면 의사와 상담해 약의 종류를 바꿔야 한다.
2. 대장무력증
식사를 거르지 않고 잘 하는데도 일주일이 넘도록 변의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면 대장의 신경세포가 둔해지거나 죽어서 생기는 ‘대장무력증’일 수 있다. 대장무력증이 나타나는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선천적으로 대장의 신경세포가 둔하거나, 변비약을 오남용하는 것 등이 원인으로 추측된다. 대장은 근육으로 움직이는데, 신경세포가 둔해지거나 죽으면 대장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아 변이 대장을 무척 느리게 통과하는 대장무력증이 나타난다. 대장무력증은 신경세포의 문제이기 때문에 약국에서 파는 일반의약품에는 잘 반응하지 않고, 생활습관을 개선해도 효과가 없다. 약효가 강한 장운동개선제 등을 병원에서 처방받아 사용해야 하며, 심한 대장무력증은 대장을 잘라내고 소장과 직장을 연결해주는 수술을 고려하기도 한다.
3. 출구폐쇄형 변비
대장운동은 정상이지만 직장이 막히거나 열리지 않아 변이 나오지 못하는 ‘출구폐쇄형 변비’는 생활습관으로 교정하기 어렵다. 직장 구조 자체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출구폐쇄형 변비가 있다면 변이 마려운데 아무리 용을 써도 변이 거의 나오지 않고, 속에 변이 없어도 계속 변의를 느낀다. ▲대장운동은 정상이지만 항문 주위의 근육인 치골직장근이 이완되지 않아 직장이 제대로 열리지 않는 ‘치골직장근 이상항진증’ ▲직장과 질 사이의 벽이 얇아지면서 늘어나 생긴 주머니 모양의 공간에 대변이 들어가 항문으로 잘 나오지 않는 ‘직장류’ ▲직장 내 조직이 늘어나 항문을 막는 ‘직장항문중첩증’은 출구폐쇄형 변비를 유발한다. 치골직장근 이상항진증의 경우 바이오피드백 치료가 효과적이다.
근육수축 감시장치를 항문 속에 넣은 뒤, 장치와 연결된 모니터를 보면서 실제 대변볼 때처럼 힘을 준다. 이때 항문 주위 근육이 제대로 이완되지 않으면 화면에 틀렸다는 표시가 나타난다. 환자는 화면을 보면서 자신이 어떤 부분에 어떻게 힘을 줘야 하는지 알 수 있다. 심한 직장류·직장항문중첩증은 늘어난 조직을 절제해주는 수술을 시행한다.
출처 :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5/26/201705260160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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